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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범인, 하지만 피해자, 게다가 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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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6-01-0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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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다소 산만한(?) 소설로, 현실감이라고는 조금도 느낄 수 없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읽는 내내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매우 현실적인 반응이었던 셈이다.

지금부터 살기 위한 '자백 게임'이 시작된다.

사카가와는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에서 출시한 전기자전거의 결함으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건으로 궁지에 몰리고, 결국 자신의 사장실에서 목을 맨 시체로 발견된다. 이후 그의 사망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장 부인, 개발부 과장, 영업부 부장, 유족대표, 운전기사, 청소부, 기자 등 총 7명의 사람들이 의문의 초대장을 받고 한자리에 모여든다. 이들을 초대한 '게임 '는 사카가와의 타살을 주장하며, 이들 가운데 범인만 살려주겠다는 괴상한 협박을 늘어놓는다. 사람들은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분노하지만, 살아남기 위해 점차 자신이 '범인'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진실 공방을 이어나가는데... 마치 크레이프를 한 장씩 얹어가는 것처럼, 소설은 7명의 등장인물이 내놓은 추리와 그에 대한 반박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스스로 '범인'이 되기 위해 계속되는 이런 방법은 재미보다는 지루함을 더하는데, 그나마 '반전의 반전'이 책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조차도 추리소설의 10계를 벗어난 트릭을 차용함으로써, 뭔가 반칙을 써서 얻은 승리 같은 찝찝함을 지울 수 없다. 오히려 소설 자체보다는 종막에 나오는 이런 대화가 더 기억에 남았다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공격을 당하면 자기는 '피해자'라며 동정을 호소하고, 남을 공격하고 싶을 때는 '탐정'이 되어서 자신의 주장에 부합하는 결론을 이끌어 냅니다. 그리고 모두가 어느 날 갑자기 '범인'이 되어 버리죠. 그렇다면 진실이라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3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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