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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불편한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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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06-1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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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책을 시작한 지는 6개월이 넘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잡은 소설책이라 가볍게 다시 책 읽는 습관을 길들이는 목적으로 짬짬이 읽다 보니 꽤나 오랜 시간에 걸쳐 읽게 되었다. 군대 시절에 읽었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과 비슷한 국내판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일상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 책으로 한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책을 마무리 짓고 나니 생각보다 훨씬 더 완성도 있고 만족스러웠던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간략하게 전반적인 스토리의 내용과 인물 별 내용을 담아놓고 싶어서 쓴 글이다 보니 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스포를 조금 주의해서 읽기를 바란다. 챕터별로 인물 별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챕터별로 이야기를 써내려가보도록 할 예정이다.

산해진미 도시락 염영숙 여사 (편의점 사장님)

파우치를 잃어버린 염여사는 습득한 분에게 전화를 받는다. 노숙자임을 확신케 하는 어눌한 말투의 사람 이 서울역에서 기다리겠다며 배고픈데 도시락 사먹어도 되겠냐 하여 그러라고 한다. 염치는 있었는지 정말 도시락 하나만 편의점에서 사먹은 그를 만나기 위해 택시를 타고 서울역으로 간다. 파우치를 지키느라 다른 노숙자들에게 얻어맞고 주인이 왔도 끝까지 주민등록증과 비교하며 주인임을 확실하게 체크하는 걸 보고 신기하고 고마운 마음에 언제든지 와서 도시락을 먹으라 고 말한다. 그러나 독고는 폐기된 것만 먹겠다며 폐기되는 시간인 저녁 여덟시마다 편의점을 찾아오게 된다. 아는 분을 통해 중소기업 사장의 운전기사 일을 얻게 되어 일을 그만 두게 되었다는 성필씨의 말에 당황하며 구하기 힘든 야간알바 자리가 공석이 된다. 술먹고 진상으로 들어온 학생들이 난동을 피울 때 독고가 나타나 어른들한테 그러는거 아니라며 소리치고 애들한테 맞으며 버티는 사이 그가 부른 경찰이 와 사건을 마무리시켰다. 듬직한 그에게 염여사는 해장국을 사주고 술을 사주는 마지막 술로 하고 그에게 변화를 주고자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소주 2병을 마시고 술을 끊겠다고 염여사와 약속을 한다. 말이 어눌하며 냄새나는 노숙자인 그에게서 믿음직하고 따뜻함이 느껴지고 이를 알아본 염여사의 선행에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를 예상할 수 있게끔 해주었다. 분명 야간 알바 자리를 독고가 채우게 되겠지?

제이에스 오브 제이에스 시현

여러 알바를 겪어 보며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는 ‘ 제이에스JS ’라 불리는 진상들을 응대하는 매뉴얼을 익힌바 있는 시현은 매일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여덟시간을 편의점에서 일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 그는 사장님의 부탁에 따라 독고 씨에게 편의점 일을 가르쳐주게 된다. 어눌하지만 덩치도 좋고 느리지만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이에스 응대를 기가 막히게 해주었다. 제이에스 오브 제이에스인 단골 손님에게 반말에 똑같이 반말을 하며 당당한 태도에 제이에스 손님은 제대로 대꾸도 하지 못하게 된다. 느리고 어눌한 독고 씨를 위해 편의점 포스기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는데, 이를 보고 편의점을 2개 운영중인 분에게 연락이 와 점장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게 된다. 이를 듣게 된 사장님은 편한 마음으로 시현이 제의를 받고 나아갈 수 있게 따뜻하게 보내준다.

삼각김밥의 용도 오선숙

안정적인 중소기업 과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우여곡절 끝에 차린 가게를 몇년 꾸려가다 불쑥 가출해버린 남편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바로 취직했지만, 주식투자로 번 돈을 다 날리고,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아들 한달 전부터 편의점 야간 알바라며 등장한 미련 곰탱이 독고 선숙은 고집불통 소통 불능인 남편과 아들에 더불어 독고씨까지.. 온갖 불만이 가득하다. 하지만, 독고 씨의 어려운 상황들을 대처해 나가는 것을 보고 생각을 달리 하게 된다. 물건을 훔치다 걸린 어린 학생에게 뭐하는 거냐고 화를 쏘아 붙이지만, 독고는 이를 말리며 괜찮다고 중재한다. 훔친 물건 계산해주고 녀석의 사과를 받아내주었다. 순식간에 일을 해결해버려 화도 못내었지만 누군가를 봐준 적 없던 본인에게 생긴 변화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와 있으면 어떤 불편한 상황들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 자신을 무시하고 말을 들어주지 않는 아들로 인해 답답하다는 말을 듣고, 그는 아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 없었다. 왜 회사를 그만두었는지, 왜 주식을 했는지, 왜 영화를 했는지, 물어본 적이 없었다. 그저 무조건 버티라고만 했을 뿐.. 아들한테 그동안 들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이제 들어줄테니 말해달라고 편지 써서 옥수수수염차와 같이 건네라며 옥수수수염차를 사주는 독고였다. 선숙에게 이루어지지 않던 소통을 위한 초석을 보여주고 자연스레 일러주는 독고의 모습을 통해 그의 현명함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챕터였다. 과연 그는 노숙자이기 전에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런 유연한 대처를 할 수 있었을지 궁금증이 더해져만 가는 느낌이었다.

원플러스 원 경만

‘참참참’ : 참이슬 + 참치김밥 + 참깨라면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경만 은 퇴근하고 언제부턴가 자연스레 혼술처가 되어버린 편의점에서 그동안 그가 수없는 조합 끝에 만들어낸 최고의 가성비 조합이었다. 지난주까지 일하던 동그란 얼굴과 시원한 민머리가 돋보였건 호빵맨(성필)이 관 두고 다음으로 일하게 된 독고가 아마 직원을 구하지 못해 직접 나선 사장일거라 생각한다. 계속 불편하게 혼술하는 본인을 쳐다보는 것을 느끼고 매일 5천원씩 매출을 신경써주는 내게 불만이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찾아와선 자기도 매일 술을 마셨었다며 옥수수 수염차 마셔보라며 건네는 걸 보고 앞으로 오지 말라고 눈치주는 거라 생각하며 박차고 나서며 다신 안 오겠다 마음 먹는다. 괜히 불편해서 돌아서 가다가 어느날 참참참이 너무 땡겨 편의점에 가게 된다. 오자마자 오셨네요 하며 반기는 독고씨는 온풍기를 꺼내 가져오며 따뜻하게 드시라고 한다. 옥수수수염차를 공짜로 내주고는 자녀들이 좋아하는 초콜릿을 사가라고 말해주는 그에게서 따스함을 느끼며 눈물을 흘린다. 독고는 감정의 혼돈이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하더라도 차분하게 대처하는 태도에 되려 이상함과 안정감을 느껴가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나 또한 읽다가 그의 생김새와 어울리지 않는 따뜻함과 섬세함 에 차분하게 책을 읽게 된달까?? 기분이 편안해지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불편한 편의점 정인경 작가

정인경 작가는 원래 배우였다. 대학로에서 5년 넘게 주인공 배역을 해오던 능력있는 배우였지만, 서른일곱이라는 생물학적 나이가 된 후 더이상 해당 배역을 할 수 없다는 통보와 함께 배우로서의 길이 어려워졌다. 갑작스러운 당선으로 극작가로서의 삶 을 이어나가지만 단련되지 않은 필력은 그녀가 작가로 설 무기가 되어주지 못한다. 배우가 되겠다고 상경한 10년전의 전세금이 월세보증금이 된 지 오래였다. 밤낮이 바뀌어버린 인경은 새벽에 잠에서 깨어 근처 편의점을 가게 되는데, 거기에는 메뉴도 빈약하고, 중년사내인 독고도 불편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에게서 따스함이 느껴지게 되고 점점 그의 삶이 궁금해진다. 그렇게 매일 새벽마다 독고와 대화를 하며 그의 삶을 취재하듯 질문하게 되면 갑자기 소잿거리가 가득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 2년만에 전화온 전에 알고 지낸 대표님이 각색 요청을 하자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작품활동에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독고에게서 느껴지는 캐릭터를 이야기하게 되고 대표는 해당 작품을 계약하자 한다. 외적으로 풍기는 느낌에는 분명 불편함이 가득하지만, 그 속에 내재된 왠지모를 따스함과 안정감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이 인사이트를 느끼며 점차 나조차도 이번 인물은 독고를 만나 어떤 변화를 느끼게 될까? 하는 기대를 품고 글을 읽어나가게 되었다.

네캔에 만원 강민식

민식은 편의점 사장님의 아들이다. 민식은 어린 시절 운동에 재능이 있고, 운동쪽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과 형제자매들의 영향으로 결국 공부쪽으로 길을 가지만 부모님이 원하는 대학의 지방캠퍼스를 선택하게 되어 부모님은 OO대학이라고 자랑하지만, 민식은 실상 게임과 야구 동아리에 빠져 대학생활을 보냈다. 부모님과 형제자매에게 무시받고 싶지 않아 남들보다 빨리 돈이 되는 일을 뭐든 찾아 돈을 모아 떵떵대고 보내고 싶었지만, 욕심에 의해 큰 규모의 사업을 손대다가 결국 망하게 된다 . 자신 몰래 아버지 유산으로 편의점을 운영한다는 것을 인지한다. 서방의 라거/페일 맥주를 캔으로 판매이용 가능한 기회가 생겨 이 사업을 손대보고자 어머니께 편의점을 팔고 이를 유도하고자 하지만, 통하지 않는다. 독고씨가 알바하고 본인이 편의점 사장 아들임에도 계산해야 한다며 말하는 것에 불쾌함을 느끼고 어머니께 해고해달라고 말하지만, 통하지 않는다. 테스트를 위해 맥주를 사놓으신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기회다 싶어 맥주를 어머니와 처음으로 한 잔 하고 추가로 사와서 더 얘기해보면서 처음으로 어머니와 이런저런 깊은 대화를 나누며 나름 뜻깊었다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

폐기 상품이지만 아직 괜찮아 좋은사람들 흥신소

곽은 가게 사장님 아들 강이 좋은사람들 흥신소 사람이다 . 그는 전직 경찰 출신이며, 독고가 대체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하면 편의점을 관두게 할 수 있을 지를 요청했던 것이다. 곽은 의뢰에 맞게 독고를 미행하지만, 서울역에서 다른 노숙자분들에게 폐기 도시락을 전해주며 배를 채워주고, 지하철에서 크게 전화하는 진상 탑승객을 팩트 폭격으로 당황스럽게 하여 처리하는 등 의심과 달리 따스한 사람임을 느낀다 . 목도 마를 겸 편의점에 가 맥주를 마시고자 구매하려는 데 네캔에 만원이며 더 싸다고 한 캔 더 가져오라 하지를 않나, 밖에 자리잡고 추위에 떨고 있으니 온풍기를 가져다 주기도 했다. 이런 그와 솔직한 대화를 나누며, 그에게 진심을 느끼게 되고, 오히려 본인 또한 가짜 경찰놀이를 관두고 적은 돈이더라도 성실하게 일해 벌어보고자 독고의 편의점 알바 자리에서 일할 마음을 먹고 독고의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마지막으로 좋은사람들 흥신소 관두고자 한다. 뭔가 부족해보였지만, 성실하고 따뜻하게 살아가는 독고를 미행하며 본인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되고 다르게 살아보고자 마음을 먹는 곽의 모습으로 독고의 따스함을 더더욱 깊게 느끼게 해주는 인물로 느껴졌다. —————————— 스포 주의 —————————

독고의 실체

마지막 문단을 읽고 가히 충격적이었다. 노숙자가 되기 전에 어떤 삶을 살았을 지 모르겠지만, 마음 따뜻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었을 거라 생각한 독고는 생각과는 다른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게 했다. 그동안의 스토리들 속 독고가 느껴온 감정들을 독고의 입장에서 서사해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상대방의 이야기와 상황을 잘 헤아려준다고 받아들여졌지만, 실상 독고는 상대의 말과 행동을 통해 자신의 그동안의 삶과 행동을 고찰하고 반성하며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왜 병원에 찾아가게 되었는지, 왜 기억을 잃게 되었는지, 왜 독고의 이름을 가지게 되는지, 그리고 무엇을 그리 찾고 싶었는지 마지막 챕터에 앞서 있었던 챕터들에서 독고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해소되고, 각 인물들이 독고의 삶을 마치 거울치료하듯 되돌아보게 해주는 역할이 되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이어지며 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상대방을 헤아릴 줄 아는 독고의 모습에 행동은 불편하지만 속은 따뜻하고 완벽한(?) 느낌을 받았었다. 하지만, 결국 사람은 사람이고, 혼자서는 헤쳐나가지 못하며 좋은 사람들과 대화하며 관계를 통해 점차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다고 느낄 수 있었다. 책의 거의 끝자락에 이런 구절이 있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ALWAYS (p
252)

아무리 완벽해보이는 사람이더라도 도움이 필요하고 아무리 부족해보이는 사람이더라도 배울점이 있다. 포유류 중 인간만이 어린 시절에 혼자 스스로 걸어다니지 못한다. 그 어떤 포유로보다 도움이 필요하고 보호가 필요하다. 그래서 사람은 인간이다. 인간(人間) : 사람 인 + 사이 간 즉,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게 바로 인간이라 혼자서는 어떤 경우에라도 쉽게 해낼 수 없으며, 함께 존재한다는 의미 를 내포한다고 생각한다. 내 사람들과 함께 하며 더욱이 배려하는 멋진 사람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소통해 나아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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